![]() ![]() 누군가가 나에게 운을 얼마나 믿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거기에 나는 운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으니 '운도 실력이다'란 말에 는 반대하지만,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보면 믿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답했다. 나를 그날 처음 본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는 꽤나 의외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건 하나도 안 믿고 살 것 같았다던가. 뭐 어쨌든 그 다 음엔 '도를 아십니까'스러운 요상한 권유를 해오길래 무시하고 말았지만. 뭐, 여하튼 간에 우리 삶의 절반을 지배하는 것은 운, 다시 말하면 우연이다. 중요한 면접 전에 생각지도 않게 배탈이 나버린다던가, 하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장소에서 맞닥뜨린다던가 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렇 다고 모든 우연이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우연 때문에 익숙해진 삶이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솔직히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우연의 심술궂은 성격을 보여주는 작품이 폴 오스터의『거대한 괴물』과 요코미조 세이시의『이누가미 일족』이다. 우연히 죄를 저지른 자와 우연히 가족의 죄를 목격한 자는 그 기막힌 우연으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리고 만다. 아아, 그 때, 그 자리에 있지만 않았더라면! 이라는 누군가의 안타까움을 안은채로. 앞서 말했듯이 우연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우연과 맞닥뜨린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다만 그 우연이 자기를 삼키지 않고 약간만 변화시키길 바랄 뿐이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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