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묘촌


다른 이에게서 책을 소개 받았을때는 한번쯤 주의하는 게 좋다. '재밌다'와 '감명깊었다'와 같은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니 내가 읽었
을때는 그렇지 않을런지도 모르고, '누가 그러는데 재밌다더라'와 같은 한번 거쳐오기까지 하는 카더라통신은 솔직히 그냥 믿기가
좀 그런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소개하는 사람이 모 작가의 팬(혹은 빠)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작가를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그러리라 지레 짐작하고 남에게 선뜻 이거 재밌다고 소개해주기도 한다. 심지어 자기들은 읽어보지도 않았는
데!! 젠장. 

그렇기에 내가 '퓨처워커'와 '그놈은 멋있었다'를 읽으면서 느꼈던 낯설음과 당혹스러움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지만 일단 스킵.
아무튼 나는 이번에도 누군가의 소개로 팔묘촌을 잡게 되었다. 이거 재밌다고, 넘버원 추리소설이라고, ㅅㅂ 킹왕짱이라고 마구마
구 미사여구를 부쳐 책을 칭찬하는데 안볼수가 없다. 그래서 보긴 봤는데.








얼래? 이거 추리소설임? 아닌것 같은데.

주인공을 보고 등장하는 여자 대부분이 칭찬을 해대고,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네. 게다가 주인공을 이름만 듣고 실제로는 보지
도 못했는데 애들이 좋아한다고 달려드네. 이거 할렘물이네. ㅅㅂ. 거기에 히로인은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존재감도 없고 그닥 매력
적이지도 않은데 주인공이랑 맺어지네. 뭐야 이거 클라나드라도 되나.

그것도 모자라 탐정은 뭐하고 다니는지 사건 다 해결되고 나니 '범인은 이 안에 있었어!' 라고 쇼하고 있네요. 역시 김전일이야.
그는 대단해. 암암.




........까진 뭐 반쯤 농담섞인 감상이고. 사실 추리소설의 특성이 그다지 드러나진 않지만 재미는 있었다.
수상쩍은 마을. 거기에 전해 내려오는 무서운 전설. 이상한 사람들. 속을 알 수 없는 여성. 그리고 연쇄살인. 그동안 소년탐정 김
전일을 보면서 익숙하게 봐온 배경설정이 소설로 그대로 표현되니까 흥미롭기도하고. 뭐 사람 여럿 죽어나간 다음에야 범인을
말하는 그것도 역시 김전일스러운 전개고. 뭐, 따지고 보면 만화보단 이쪽이 원조고 우리가 잘 아는 김전일은 일종의 동인작품(?)이
라해도 무방하니, 분위기가 비슷한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사실 좀 쇼크였다능. 나의 김전일이 사생아라니!! 원작자의 허락도
안 받았었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하지만 역시 탐정이 멀찍이 물러나 있는 추리소설이라는 건 좀 아쉽다. 뭐 이건 나에게 추천을 한 놈에게 따지고,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제대로 활약하는 다른 작품이나 언제 한 번 봐야겠다.


........근데 님. 님 진짜 이러고 댕겼음? 뭔가 쵸큼 깨네염. 사실 비듬 어쩌고 할때부터 알아봤....


 

by 디거 | 2009/01/31 22:23 | 서적 및 만화錄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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