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키의 신비

스타크래프트.
누구도 이 게임이 이렇게 오랫동안 생명을 부지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었다. 다만 한 시기의 유행이라 여길 뿐.
10년전 처음으로 게임이 나오고 프로게이머가 등장할때도 이런 예상은 유효했다. 허나 스러질 것만 같았던 이들은 '게임'에서
'E-Sports'로 자신을 칭하며 꿋꿋이 살아남았다. 오히려 2003년 당시 판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근데 하고 싶은 건 이런 얘기가 아니고 단지 스타가 좆고딩시절에도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다루.'ㅅ'
때문에 애들이 심심하면 하는거에 축구, 농구, 스타를 들면서 우리끼리는 삼위일체라고 불렀었다는 거다루.'ㅅ'

........하지만 이것 역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다. 아무튼 스타는 우리들의 주된 놀이문화였고 주말이나 시간이 빌때 애들끼리
연락을 해서 스타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나도 그에 속했고. 뭐, 그 당시에는 여러 애들이랑 한번씩 붙어보면서 나름 꿀리지 않
을 정도로 실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던 어느날,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바이러스라도 걸렸는지 부팅은 제대로 안되고 묵묵부답. 별의 별 수를 다써봐도 문제
를 해결할 수 없게되자 결국 포맷을 하게 되었다. 당시엔 USB도 뭐도 안가지고 있어서 데이터를 백업할 수 없었지만 별 수 없는 노
릇이었다. 그런데 포맷을 하니까 문제가 생겨버렸으니.....................스타를 설치할 수 없었던 것.

오리지널과 브루드 워 CD는 있었지만 CD키를 보관해두던 메뉴얼이 사라졌던 것이었다. 처음엔 잃어버려서 속이 좀 상했지만 뭐
별일 있겠나 싶어서 걍 넘어갔었는데, 포맷이라는 '별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스타는 해야겠는데 설치를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서 발만 동동 구르던 찰나에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하프라이프 1'

우리집엔 하프라이프 CD가 있었던 것이다.

하프라이프 역시 설치를 하려면 CD키가 필요했는데, 절묘하게도 이 CD키가 스타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4자리 숫자 - 5자리 숫자
- 4자리 숫자'로 되어 있었다. 어차피 CD키라는건 숫자의 나열에 지나지 않으니 이거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순간 내 머리를
스쳤고 나는 CD키 입력란에 그것을 입력했다.



그랬더니 문제없이 설치가 되었다.[............]
혹시나 했는데 되니까 나조차도 놀라버렸다.



이윽고 브루드 워까지 모두 설치가 끝나고 콧노래를 부르며(유후~♪) 배틀넷에 접속한 나를, 잠시간 패치를 받고 또다시 설치작업
이 끝나고 다시 배틀넷에 들어간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당신이 입력한 CD키는 다른 제품의 것입니다. 확인해 주십시오.'



라는 배틀넷 메시지.


.........뭥미!?


물론 배틀넷은 이용할 수가 없었고, 어떻게 어떻게 부탁해서 CD키를 얻었더니 이건 뭐 매번 중복사용이고[........], 하도 안되니까
'걍 때려쳐!!'가 되어서 결국 스타를 멀리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실력이 점점 줄어서 후일 대학교 애들이랑 했을때는 그저 발리기
만 했고, 방금 전에도 또 발리고 왔다는 이야기. 아 쉬발 난 저글링 만들어서 이제 나가는데 상대는 마메탱 합쳐서 숫자만 도합
두 부대 가까이 되면 어쩌란 겅미? 오...오지마! XX 성질이 뻗쳐서....


뭐, 한 가지 궁금한 건 단순한 숫자나열인줄만 알았던 CD키에 무언가 규칙이 있는건지, 설치는 멀쩡히 되면서[....] 무슨 수로 이게
다른 제품의 CD키라는 걸 가려냈는지가 참 궁금하다. 오오 이것이 CD키의 신비로다.
by 디거 | 2009/01/17 21:36 | 게임錄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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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울트라김군 at 2009/01/17 21:44
오리지널은 3333333333333333연타의 전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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