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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문안> 뺑소니 사고를 당해 입원중이었다가 겨우 퇴원하게 되었다. 평소 사이가 좋던 친구가 집으로 찾아왔다. "병문안 오지 못해서 미안." "괜찮으니 신경쓰지 마." "혹시 범인 얼굴은 봤어?" "아니, 너무 갑작스러워서 거기까진...." "음. 그러냐." "너도 조심하라구." "응. 아, 이제 가야겠다. 이번엔 제대로 병문안 가줄게." "아아. 고마워." <우물> 어느 날 여동생의 울음소리가 화가 나서 여동생을 죽이고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우물에 가봤을때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5년 후 사소한 싸움으로 친구를 죽이고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우물에 가봤을때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10년 후 실수로 내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죽이고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우물에 가봤을때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15년 후 짜증나게 굴던 상사를 죽이고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우물에 가봤을때 시체는 사라져 있었다. 20년 후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돌보기 귀찮아 죽이고 시체는 우물에 버렸다. 다음 날 우물에 가봤을때 시체는 그대로 있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대로였다. <소원 하나> 「지구의 여러분, 안녕하세요. 놀라시는 것도 당연할 듯 하네요. 저는 지금 지구의 여러분들을 향해 머릿속으로 직접 말을 건내고 있습니다.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신의 대리를 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을 건내게 된 이유는 여러분에게 중요한 소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지구는 우주의 시간으로 그 탄생이 1주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축하하기 위해 신께서는 한 가지만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일주일 이내로 소원을 신께 빌어주세요. 일주일 후 집계를 통해 가장 많이 빈 소원을 실현하겠습니다.」 어느 날 모두에게 들려온 목소리로 인해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물론 그 이유는 빌 소원 때문이었다. "지금 지구는 자원이 부족하니 그것을 해결해야 해!" "그런 것보다 평화가 우선이다. 모든 무기들을 없애자!" "돈,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줘!!" 의견은 통일되지 않았고, 결국 소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UN이 회의를 소집했으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오히려 혼란을 더할 뿐이었다. 이에 UN사무총장은 세계를 위해 권고했다. 바로 소원을 빌지 않는 것이었다. "모두 바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이대로는 혼란이 계속될 뿐입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아무것도 빌지 맙시다." 그 의견에 전 세계가 공감했다. 결국 모두 소원을 빌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 후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번에 얘기했던 신의 대리인입니다. 방금 전 집계가 끝나서 신께서 들어주실 소원을 결정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그렇진 않더군요. 그럼....」 그리고 인간은 지구에서 소멸했다. <카펫> 카펫공이 주문받은 카펫을 설치하고 잠깐 쉬려는데, 주머니에 넣어두었을게 분명한 담배가 없었다. 그가 담배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자 카펫 한쪽이 불룩 튀어나온 것이 보였다. 순간 아차했지만 이제와서 카펫을 다시 뒤집는 것도 귀찮고, 담배는 새로 사면 되기 때문에 그는 도구로 튀어나온 부분을 평평하게 했다. "와~ 깔끔하군요." 잘 정돈되어 깔린 카펫을 보고 일을 맡긴 부인이 탄성을 질렀다. "아. 그러고보니 이게 저쪽 바닥에 떨어져 있더군요. 혹시 당신건가요?" 부인은 그렇게 말하며 자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그리고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혹시 제 햄스터를 못보셨나요? 이 녀석이 또 어딜 도망갔는지 보이질 않네요." <노숙자>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지나는 지하철역엔 특이한 노숙자가 한 명있다. 그는 역 구내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는 걸로 유명했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그가 말하는 것을 한 번 들어보기로 했다. 노숙자의 앞을 어떤 부인이 지나간다. 그러자 그는 "돼지" 라고 말했다. 뭐야, 그냥 욕하는 것 뿐인가. 그 다음은 보통 회사원이 지나갔다. 그러자 그는 "사람" 이라 중얼거렸다. 확실히 별 특징없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이긴 하다. 다른 날, 또다시 중얼거리고 있는 그를 보고 다시 한 번 그가 말하는 걸 들어본다. 깡마른 사람이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소" 라고 말했다. 저쪽은 소보다는 멸치쪽이 어울린다만. 이번엔 뚱뚱한 사람이 지나갔다. 이번에 그는 "야채" 라고 말한다. 야채라...돼지를 잘못 말한건가? 집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러자 어쩌면 그 노숙자가 '그 사람의 전생을 알아맞추는 것이 아닌가?'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거 밖엔 그 일관성없는 대답을 설명하기 힘들다. 이 후 몇 번이나 그를 관찰한 나는 내 심증을 더욱 굳혔다. 결국 나는 그에게 다가가 나의 의견을 밝히고 나에게도 그 능력을 전수해달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내 말을 들은 노숙자는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다음 날 노숙자는 매일 있던 자리에 없었다. 그는 누구였을까? 신선? 아니면 어느 종류의 신? 어쨌든 나는 능력을 얻었다. 그런데 몇번 능력을 사용해본 결과 내 결론은 단순한 착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 예상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도 그럴듯이 이 능력은 다름아닌 그 사람이 직전에 먹은 것을 알아맞추는 능력이었을 뿐이니까. 너무나 어이없어서 나는 그만 웃어버렸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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