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를 FPS라는 장르에 훌륭하게 담아낸 것으로도 찬사를 받았다. 보통 이런 게임의 적들은 외계인이거나, 우악스러운 군인이 거나, 아니면 도저히 정체를 짐작하기 힘든 흉물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피어에서도 적으로서 우악스러운 군인들은 나온다. 허나 거기에 '알마'라는 소녀가 -자신을 실험샘플로 삼아 온갖 더럽고 추악한 일을 자행한 아버지와 그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으로 똘똘뭉친 초현실적 존재가- 더해졌다. 알마는 게임상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등장해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강력한 정신 능력을 사용해 플레이어를 위험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또한 그녀가 만들어낸 원령들도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물론 알마는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므로 어떻게 처리할 수도 없다. 즉, 무섭고 위협적이지만 어떻게 처리할 수 없는 존재와 그것과 관련해 짜여진 복잡한 스토리, 뛰어난 액션성과 게임 내 연출들이 플레이어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피어가 높은 평가를 받은 원인 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튼 피어는 위와 같은 이유로 2005년에 다수의 매체로부터 PC's Best Shooter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리고 그 인기에 힘입어 확장팩도 제작되었다. 그러나 피어가 개발되던 시점에서 모노리스가 비벤디에서 워너 브라더스로 적(籍)을 옮기게 되었고 결국 비벤디는 피어의 상표명에 대한 권리를, 모노리스는 그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권리를 나누어 갖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피어의 이름을 딴 확장팩은 모노리스가 참여하는 것이 아닌 비벤디 산하의 타임게이트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게 된다. 그리하여 타임게이트는 2006년에 '익스트랙션 포인트(이하 EP)' 라는 첫번째 확장팩을 내놓았지만 전작의 포스가 너무 강했기 때문인지 이에 대한 평가는 좀 박한 편이었다(그렇다고 아주 나쁜 편도 아니었지만.).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흘러 타임게이트는 피어의 두 번째 확장팩을 내놓았다. 그것이 바로 F.E.A.R. - Perseus Mandate(이하 PM)다. PM의 스토리는 원작의 시점에서 오리지날의 주인공이 속한 피어팀이 아닌, 또다른 피어팀이 있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오리지날 의 주인공팀이 한참 임무수행을 하고 있을 무렵, 다른 팀 또한 새로운 임무를 띄고 파견되게 된다. 그들의 임무는 방산 업체인 아마 캠으로 잠입하여 그에 연루된 비리를 캐내고 퍼시어스(Perseus)라는 프로젝트에 대해 파악하는 것.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피어팀은 '나이트크롤러'라는 새로운 적 역시 퍼시어스를 노리고 있으며, 퍼시어스 프로젝트는 오리지날의 중요한 적이었던 팩스톤 패탤과 알마의 DNA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 두 명의 DNA가 정체불명의 집단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기위한 피어팀과 차지하려는 나이트크롤러, 이들과 상관없이 방해하는 놈들을 모두 제거하려는 알마와 팩스톤 패탤의 클론부대들의 사투가 PM의 주요 스토리이다. PM은 전 확장팩인 EP를 깔때 사람들이 주요 지적했던 것 중 하나인 눈에 확 띄는 변경점이 없다는 걸 의식했기 때문인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적인 '나이트크롤러'들을 추가하였다. 그 밖에도 기존 적들의 모델 추가, 3개의 강력하고 인상 깊은 무기추가, 좀 싱겁긴 하지만 클리어 특전으로 보너스 미션이라는 것도 추가했다. 두 전작들처럼 여전히 사격할때의 느낌은 멋지고 슬로모션은 여전히 재미있으며 새 무기들은 강한데다 인상깊다(특히 라이트닝 아크 건). 그런고로 타임게이트에서는 뭐 이쯤하면 적어도 EP 같은 평가는 안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피어가 처음 등장했던 해는 2005년이었고 PM은 2007년 하반기에 출시되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만큼 뭔가 더 발전 하고 개량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해봄직도 했지만 게임은 여전히 전작들의 모습을 그저 답습만 했을 뿐이다. 개중에는 더 나빠진것도 있다. 이 글의 제목에 '그다지 fear하지 않다.'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것을 기억하는지? 피어는 그 제목답게 플레이어를 불안하게 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가 게임의 주된 테마중 하나였다. 허나 PM은 이 공포란 면을 대폭 삭제 하고 액션이라는 면에 더 치중한 느낌이다. 오리지날이라면 식겁을 했을 '알 수 없는 발신자'들의 신호도 PM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저 신호가 나오고 그다지 공포스러운 상황이 나오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론 무엇때문에 지금 저런 신호가 오는지조차도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피어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공포의 원흉인 알마와의 접촉은 PM에서는 손에 꼽는 수준이다. 플레이 타임을 통틀어 대략 서너번 정도? 그래서 액션으로 채운 만큼 뭔가 더 나은게 있지 않겠느냐라고 하면 그것도 좀 아니다. 사실 피어의 액션은 '슬로 모션' 덕분에 멋지고 획기적이긴 하지만, 또 그것 때문에 획일적이기도 하다. '적이든 뭐든 일단 나오면 슬로 모션 -> 총질 -> 슬로 모션 게이지 떨어졌다 싶으면 잠시 숨어서 농성 -> 게이지 차면 또 슬로 모션 걸고 총질' 이런 패턴의 반복이기 때문. 따라서 상대 해야할 적이 많아졌다고 해서 좋은게 아니다. 많아지면 지루함만 가중시킬 뿐이니. 슬로 모션에 대해 말 나온 김에 제작사의 오류도 지적해보자. 오리지날에서 슬로 모션 능력은 주인공이 알마의 혈육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지게 된, 신비하고 아무나 쓸 수 없는 능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실제로도 게임상에서 주인공의 비상한 반사신경에 대해 놀랍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나 PM의 주인공은 알마나 팩스톤 패탤, 오리지날의 주인공과 접점이 없는 보통 인간일 뿐이다. 게임상에서도 그들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나오지 않는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PM의 주인공은 슬로 모션을 쓸 수 있다! 더 황당한 것은 주인공 만이 아닌 나이트크롤러 쪽에서도 이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피어의 특징 중 하나가 이 슬로 모션이었기에 주인공을 바꾸더라도 이것을 뺄 수는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이번에 처음 등장한 나이트크롤러들까지, 바꿔 말하면 dog나 cow나 슬로 모션을 사용한다는 것은 피어 세계관과의 충돌을 의미했다. 위와 같은 이유로 PM은 리뷰어나 피어 오리지날의 팬들에게 또 까였다. 이번엔 전작인 EP보다 더 심하게 말이다. 어떤 리뷰어는 PM을 이렇게 평했다. 다 죽은 말에 채찍을 가하는 꼴이라고. 하지만 알마나 팩스톤 패탤, 그리고 그의 클론 부대외에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과 복선은 그래도 후속작에 기대를 하게 만든다. 또 게임의 최초와 말미에 등장해 패탤과 알마의 DNA를 얻으려 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여전히 수수께끼가 남는다. 알마는 이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패탤은 그녀의 복수를 위해 전면전을 선언한 이상, 뭔가 또 커다란 이야기 줄기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미우나 고우나 팬이니까 다음번에는 좀 더 개량되고 더 신선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라고 끝내려 했지만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왜나하면 앞서 말했듯 모노리스가 비벤디를 나와서 워너로 들어갔기 때문. 현재 모노리스는 피어의 후속작격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피어의 상표에 대한 권리가 비벤디에 있기 때문에 제목은 피어가 아닌 '프로젝트 오리진'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모노리스에서 이렇게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EP랑 PM은 우리가 만든 거 아니니까 무효임. 프로젝트 오리진은 저 두 개는 없었던 걸로 치고 제작할 것임.ㄳ" 그러니까 EP랑 PM은 한마디로 생깐다는 이야기. 따라서 나이트크롤러니 뭐니는 애초에 없었던 거고 DNA회수가 어쩌고 하는 것도 무효고, 알마가 두개로 나눠진 것도 무효고, 팩스톤 패탤이 죽었다 살아난 것도 무효고, EP에서 다 죽었던 원 피어팀 멤버들 도 전부 무효가 되는 것이다. .......................피어 플레티넘 에디션을 구매한 본인으로선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전 본 게임외에 좀 비싼 모드(MOD)를 두 개 구입한 셈이네여. 님 장난? 아님 사기? 뒤질? orz 뭐, 어찌됐든 이제는 프로젝트 오리진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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